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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자본주의

레전드명작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1부 : 돈은 빚이다 — 신용창조의 숲을 걷다

by 그래도동 202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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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폐라는 ‘채무 증서’

우리가 지갑에 넣고 다니는 만 원짜리 지폐는 얼핏 보면 단순한 종잇조각이지만, 실은 두 번의 약속이 겹쳐 있는 채무 증서다. 첫째, 중앙은행(한국은행)이 "언제든 다른 가치로 교환해 주겠다"는 약속, 둘째, 국민 개개인이 그 약속을 서로 믿는다는 사회적 합의다. 신뢰가 깨지는 순간 지폐는 즉시 종이로 전락한다.

핵심 메시지: 지폐는 국가와 국민이 상호 체결한 ‘빚의 계약 문서’다.


2. 금세공업자에서 스타트한 부분지급 준비제

16–17세기 유럽의 금세공업자는 금화 보관증을 발행하다가 "모두 동시에 금을 찾으러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들은 보관된 금 일부를 빌려주고 이자를 받기 시작했고, 이 리스크와 보관증이 오늘날 예금 통장지급준비금 제도의 시초가 되었다.
핵심 메시지: 현대 은행 시스템은 역사적으로 ‘없던 돈’을 빌려주던 금세공업자의 발상 위에 구축됐다.


3. 신용창조 공식 — 동전 한 닢이 1/n로 쪼개져 불어나는 마술

은행은 들어온 예금의 일부(지급준비율)에만 금고를 잠그고, 나머지는 대출한다. 가령 준비율 10%라면, 100원이 예금될 때마다 90원이 새로 창조된다. 90원이 다른 은행에 예금되면 그 90%인 81원이 또 대출된다. 무한 등비급수 ∑(0.9^n)×100 = 1,000. 결국 최초 100원이 10배가 되는 셈이다. 한국의 평균 준비율 3.5% 기준으로는 이론상 28.6배까지 불어난다.
핵심 메시지: 예금이 은행 간을 한 바퀴 돌 때마다 ‘없던 화폐’가 폭증한다.


4. 중앙은행 — 최후의 ‘빚 공장’

시스템이 막히면 중앙은행이 나선다. 기준금리 인하 → 시중은행 조달 비용 감소 → 대출 확대. 그래도 안 되면 국채‧MBS를 사들이는 양적완화(QE)로 통화량을 직접 늘린다. 2008년 이후 미국 Fed, 2020년 코로나 직후 전 세계 56개 중앙은행이 동시다발로 사용한 방식이다.
핵심 메시지: 중앙은행은 신용창조의 불꽃이 꺼질 때마다 직접 돈을 ‘주문 제작’한다.


5.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 통화 팽창과 수축의 파도타기

통화량이 실물 생산보다 빠르게 늘면 물가가 오른다(인플레이션). 반대로 대출 회수‧부채 축소로 통화량이 급격히 줄면 상품이 팔리지 않고 가격이 폭락한다(디플레이션). 1929년 대공황·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모두 유동성 수축이 트리거였다.
핵심 메시지: 통화량의 파도는 물가와 실물 경기를 번갈아 흔들며 위기를 만든다.


6. 이자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

섬 경제 비유를 떠올려 보자. 섬 전체 통화량이 1만 원인데, 5% 이자를 붙여 대출하면 만기 시 1만 500원을 갚아야 한다. 이 추가 500원은 애초에 섬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누군가는 빚을 못 갚아 파산하고, 중앙은행은 ‘테이블에 칩을 더 얹기’ 위해 화폐를 추가 발행할 수밖에 없다.
핵심 메시지: 이자는 통화량을 끊임없이 늘려야만 유지되는 ‘빚의 이자 놀이’다.


7. 장기파동 — 콘드라티예프 K-웨이브와 슘페터의 혁신 주기

러시아 경제학자 콘드라티예프는 1780년대 이후 장기 물가·통화 데이터를 분석해 50~60년 주기의 파동(K-웨이브)을 발견했다. 각 사이클은 기술 혁신(증기기관→철도→전기·화학→자동차·전자→ICT)이 주도했고, 사이클 말마다 대규모 부채 버블과 디플레이션이 반복됐다.
핵심 메시지: 기술 혁신과 부채 팽창이 교차하며 ‘호황과 공황’이라는 장기 율동을 만든다.


8. 실제 사례 속의 돈·빚 드라마

  • 1920s Boom → 1929 Crash: 자동차·가전 신용판매 붐 → 대부업 과열, 준비율 인상 후 붕괴.
  • 1970s Stagflation: 닉슨 쇼크·오일쇼크로 달러 가치 하락, cost‑push 인플레이션.
  • 1997 IMF: 단기 외채 과다 → 외환 유출, 통화량 급감·금리 폭등.
  • 2008 GFC: 주택담보대출(MBS) 버블 → 레버리지 구조 전체가 무너져 글로벌 디플레이션 충격.

핵심 메시지: ‘돈은 빚’ 구조가 위기를 만들고, 위기는 다시 더 큰 돈을 불러온다.


9. 사회적 파장 — 불평등과 자산 버블

통화 공급의 출발점이 대출이다 보니, 신용 접근성이 높은 상위 계층은 저금리로 레버리지를 키워 자산(주택·주식)을 사들이고, 하위 계층은 소득 이상 소비로 고금리 부채를 짊어진다. 자산 가격은 더욱 상승해 부의 격차를 증폭시킨다.
핵심 메시지: 레버리지 불균형은 ‘부자는 더 부자, 가난한 자는 더 빚쟁이’ 구조를 고착화한다.


10. 나침반을 손에 쥐기 위해

이 거대한 톱니바퀴를 개인이 멈출 수는 없다. 그러나 돈=빚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최소한 언제 유동성이 팽창·수축하는지, 자산 가격이 거품인지 아니면 실물 성장을 동반한 상승인지 구별할 수 있다. 금융지능(FQ)은 결국 통화 주기 속에서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 생존 도구다.
핵심 메시지: ‘돈은 빚’이라는 현실을 깨닫는 순간, 금융 리스크 레이더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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