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교환사채(EB) 발행 급증: SK이노베이션·LS·태광산업 등 19개사가 올해만 1조1,400억 원어치 EB로 자사주 처분
- 계열사·최대주주 매각: 롯데지주, 자사주 5%를 롯데물산에 1,457억 원에 매각해 경영권 방어
- 우리사주·직원 지급 확대: 서한은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로 자사주 2.7%를 사내 복지 기금에 배정
- 소액주주 반발 심화: 자사주 소각을 염원해온 개인투자자들 “매각 대신 소각” 요구 목소리
- 입법 리스크 고조: 9월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안 논의 예정
지난 몇 달간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분 행렬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자사주를 소각해 주당 지분 가치를 높이려던 기존 흐름이, EB 발행·매각·우리사주 배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죠.
1. EB, ‘알짜 자사주’를 담보 삼아 대규모 자금 조달
기업들은 교환사채(EB)를 내세워 자사주 유동화에 나섭니다. EB는 정해진 가격으로 채권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어, 발행 즉시 자본시장법상 ‘자사주 처분’으로 간주됩니다.
- SK이노베이션: 자사주 2.25%를 담보로 3,767억 원 규모 EB 발행
- LS·태광산업 등: 올해만 19개사, 1조1,400억 원어치 EB 시장에 쏟아내
이 전략은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우호 세력에 의결권이 부활해 경영권 방어 기능도 수행합니다.
2. 계열사와 최대주주에 ‘직매각’
롯데지주는 지난달 자사주 5%를 계열사 롯데물산에 1,457억 원어치로 매각했고, 코스닥의 솔본도 자사주 6.14%를 계열사 테크하임에 69억 원에 팔았습니다. 주가 방어를 위한 ‘맞춤형 매각’입니다.
3. 우리사주·RSU로 직원에게 나눠주기
일부 중소형 상장사는 직원 인센티브 차원에서 자사주를 활용합니다.
- 서한: 주식 2.7%를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로 사내 복지 기금에 지급
4. 소액주주 갈등 폭발 직전
소각으로 주당 가치 상승을 기대해온 개인투자자들은 자사주 매각이나 EB 발행 소식에 반발합니다. “정부가 상법 개정으로 소각을 의무화하겠다는데, 왜 기업들이 매각으로 눈길을 돌리느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5. 9월 ‘소각 의무화’ 입법 리스크
국회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논의 중입니다. 6개월~3년 내 소각을 권고하거나 강제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라, 9월 정기국회 전까지 자사주 처분을 서두르는 기업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인사이트
기업 입장에선 EB 발행이나 매각이 단기 자금·경영권 방어에 유리해 보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주주 신뢰를 잃고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입법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경영진이 ‘왜 이번에 자사주를 처분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스토리텔링을 주주에게 전달해야 할 때입니다. 대안으로는 자금 조달과 주주 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혁신적 자사주 활용 방안—예컨대 R&D 투자 연계 소각, ESG 프로젝트 펀딩 구조—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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